처음으로 나를 반겨줬던 건 세부 공항의 후덥지근한 열기였다.
도착했을 때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타국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나는 낯선 타국에 와 있었고, 자연과 친근한 곳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리고 ‘4주? 너무 긴 거 아닌가?’ 라고 생각 할 때쯤 나는 벌써 이 곳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느끼해서 먹기 힘들었던 아침과 피부색이 다른 선생님들, 어느새 내게 친숙한 것이 되었다.
나라만 다를 뿐 우리나라 사람처럼 다들 정이 많았다.
특히 외국인 선생님 중 Jess라는 이름을 가진 선생님은 훌륭한 선생님이었을 뿐더러 낯선 곳에서 마음앓이를 하고 있던 나의 고민 상담 상대가 되어 주었다.
우리는 서로 비밀 이야기도 하며 어느새 가까운 친구가 돼있었다.
영어가 서툴고 나라도 서로 달라서 대화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나 둘 아는 단어도 말해보고 모르는 건 찾아가며 서로의 문화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필리핀의 아름다운 자연, 특히 바다가 정말 깨끗하고 예뻤다.
이 캠프에서 아일랜드 호핑투어와 스쿠버다이빙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다 속이 그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TV에서만 보던 물고기들이 내 앞을 지나 다니고 해초 같은 것도 직접 만져보면 바다의 매력에 심취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캠프는 숨 쉴 틈 없이 공부하느라 바빴던 나에게 숨쉴 기회를 제공해 준 것 같다.
평일엔 열심히 공부했지만 주말에는 앞에 말했던 두가지 뿐만 아니라 승마, 암벽타기, 카레이싱 등 여러 가지 체험 또한 하게 해준 것 같다.
그리고 주말마다 SM이라는 백화점에 갔는데 그 곳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것 같다. 그리고 시설이 안 좋을 것 같다는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평일에 호텔에서도 수영시간도 있고 화요일, 목요일 마다 밤에 간식시간이 있어 즐거움 또한 주었다. 친구들과 동생들 또한 다들 착하고 재미있었다.
이번 겨울 캠프에도 참가하고 싶지만 다시 학생의 본분으로 돌아가고, 대학생활을 할 때쯤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필리핀에 와보고 싶다.